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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3

행운을 가져오는 햇무리(해무리) 무지개 에어컨을 켜려고 베란다 창을 닫으려는데 무지개를 보았다. 머리 위쪽에 원형으로 뜬 무지개는 처음이라 신기했는데 구름이 금세 몰려와서 가렸다가 보이기를 반복했다. 창문을 그냥 닫지 않고 위쪽을 살핀 건 행운이었고 타이밍도 절묘했다. 사진을 몇 컷 찍는 짧은 시간 동안 무지개는 금방 사라졌는데 정말 찰나의 순간이지만 오랫동안 기분이 좋았다. 아들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엔젤링 같단다. 깜짝 선물을 받은 기분. 무지개는 사라졌지만 사진으로 남았고 내 기억 저장소에 멋진 기록물로 오래 보관될 거다. *햇무리(Solar Halo) '햇무리'가 맞는 표기이고 해무리는 '햇무리'의 북한어 표기. '채운'이나 '태양 후광'으로 불리기도 한다. 공기 중 수분으로 인한 '빛의 산란 현상'(빛의 파장보다 큰 물체의 면에 빛이.. 2021. 7. 19.
'리틀 포레스트'와 양파 컵 그라탕 며칠 전 지인의 집에서 를 보았다. 극장에서 보고 너무 좋아서 소장용으로 구입했다는 그녀의 초대에 냉큼 달려갔었다. 힐링용 상비약으로 챙겨둔 를 보고 릴랙스 했던 기억. 음식을 만들고 싶게 만드는 영화였다. 주인공(김태리)은 시골집에서 제철 재료로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어 혼자 때론 고향 친구들과 함께 먹는다. 이 영화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생존을 위함도 있지만 음식을 차근차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보듬고 도시에서는 결코 채워지지 않던 허기를 달랜다. 정성이 깃든 따뜻한 한 끼를 먹으면 근심이 덜어지고 무언지 모를 행복감이 피어오르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이라면 더욱더. 자신을 위한 음식이든 사랑하는 이를 위한 요리이든 만드는 이의 정성이 깃든 음식은 다르.. 2021. 6. 11.
프릭쇼 진판델 영화 보고 오랜만에 코스트코에서 와인 쇼핑을 했다. 프릭쇼 까쇼가 괜찮아서 여러 번 맛보다가 오늘은 진판델을 사봤다. 은근히 부드럽고 부드럽고... 너무 부드러운 거 아니니? 와인을 잘 모르지만 프릭쇼 진판델은 너무 쉬워서 매력이 없다. 와인 특유의 톡 쏘는 탄닌감 1도 없고 그냥저냥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정도. 분명 싸구려 단맛은 아닌데 가벼운 맛에 금세 질린다고나 할까. ''너 나랑 사귈래?'' 1초의 망설임도 없이 ''YES!'' 천천히 알아가는 맛이 있어야지 이건 뭐 대시하자마자 상대가 더 들이대는 느낌이랄까. 매력이 없어도 한참 없다. 프릭쇼 까베르네 쇼비뇽이 내입에는 훨씬 낫다. 프릭쇼 진판델은 와인을 처음 접하는 이에겐 부담 없이 손 잡아줄 순둥이에 비유할 수 있겠다. 레이블만큼은 맘에 .. 2021.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