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의 집에서 <리틀 포레스트>를 보았다.
극장에서 보고 너무 좋아서 소장용으로 구입했다는 그녀의 초대에 냉큼 달려갔었다.
힐링용 상비약으로 챙겨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릴랙스 했던 기억.
음식을 만들고 싶게 만드는 영화였다.
주인공(김태리)은 시골집에서 제철 재료로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어 혼자 때론 고향 친구들과 함께 먹는다.
이 영화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생존을 위함도 있지만 음식을 차근차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보듬고 도시에서는 결코 채워지지 않던 허기를 달랜다.
정성이 깃든 따뜻한 한 끼를 먹으면 근심이 덜어지고 무언지 모를 행복감이 피어오르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이라면 더욱더.
자신을 위한 음식이든 사랑하는 이를 위한 요리이든 만드는 이의 정성이 깃든 음식은 다르다.
며칠 전, 삶은 달걀 껍데기가 웬일로 잘 벗겨진다는 남편의 말에 사랑으로 삶았노라고 허풍을 떨었는데 결국 맞는 말이 아니었을까. 소박하고 따뜻한 영화 한 편이 주던 편안함을 떠올려보면 나도 지칠 때면 주인공처럼 정갈하게 재료 준비부터 음식이 익어가는 순간까지 정성을 다하고 싶다.
예쁘기만 하고 복잡한 레시피는 사양한다.
쉽고 쉽고 쉬운 음식부터 시작하면 나도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남이 해주는 음식 받아먹기만 하면 먹는 순간의 즐거움이 남지만 내 손을 거친 요리는 과정의 정성이 보태져서 가슴이 느낄 테니깐.
요리하고 싶은 주방이 되기 위해선 주방의 정리정돈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험난한 여정이 날 기다리고 있다.
에너지가 필요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요리 중 젤 쉬워 보이던 양파 컵 그라탱에 도전! 맛있었다!!!
영화 보고 젤 만들고 싶던 요리가 사실 막걸리였던 건 안 비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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