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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토드 필립스
주연 : 호아킨 피닉스, 로버트 드 니로
무례한 세상에서 일말의 존재감마저 무시와 조롱으로 상실한 남자.
해피라는 애칭으로 불리지만 단 한 번도 해피하지 않았다는 남자의 외침에서 깊은 연민을 느꼈다.
더러운 빗물을 타고 끝없이 아래로 계단을 내려가는 하류인생의 <기생충>이 있다면,
고된 발걸음으로 한없이 계단을 올라야만 하는 <조커>의 삶이 있다.
양 극단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고통을 커다란 영상으로 마주하는 것은 여전히 불편하다.
계단을 올라 삶을 뒤집으려는 <기생충>
계단을 내려가 삶을 뒤집는 <조커>
쓰다 보니 기생충 vs 조커의 리뷰가 되고 있지만 두 작품 모두 대단한 작품임은 틀림없다.
봉 감독이 다시 한번 멋져 보인다.
조커가 되지 않고 그의 꿈처럼 코미디언이 되었다면 애초에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악의 탄생을 공감하는 현실, 과연 세상은 얼마나 더 잔인해질 수 있단 말인가!
모두가 무지갯빛 세상을 꿈꾸지만 꿈일 뿐, 진실은 어둑한 회색빛이란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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