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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22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作 박은정 옮김 문학동네 2015년 톨스토이가 말했다. 전쟁처럼 악하고 소름 끼치는 일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직접 참전하고 살아남은 여성 200여 명의 인터뷰와 목소리 녹음을 글로 옮긴 다큐멘터리 산문 일명 ‘목소리 소설’이다. ‘남자’가 이해하는 전쟁, ‘남자’가 느끼는 전쟁에서 벗어나 ‘여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쟁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면서 책을 펼쳤다. 읽는 동안 한 번씩 뜻 모를 러시아말이 들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는 영화나 책을 통해서 또는 외신으로 전해오는 소식으로 전쟁을 간접 경험하게 된다. 영화 포스터 속 양팔을 벌리고 절규하는 군인, 의 벌거벗은 남자 주인공이 웅크린 모습, 의 주제곡 이매진이 .. 2021. 6. 27.
'스토너' 존 윌리암스 作 자신은 알지 못했지만 인생의 모든 순간에 열정을 주었던 남자 스토너. 그의 인생에서 '욕망'과 '공부'만이 전부였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수동적인 운명을 거스르며 교수가 되어 죽음을 마주할 때까지 스토너에게 공부는 욕망의 표현이자 삶의 의미이면서 존재 그 자체였다. 한 회원에게는 인생책이 된 감상을 말하는 그녀의 촉촉한 눈이 생각난다. 나역시 정성껏 필사하고 싶은 아름다운 책이다. 번역 역시 너무 좋았다. 다만 주인공 스토너 같은 남자와 살긴 힘들겠다는 공통 의견이 있었다... 2021. 6. 25.
'방과 후'가 있었기에 히가시노 게이고는 존재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양윤옥 옮김, 소미미디어, 2019년 한국인이 좋아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1958년생)의 데뷔작이다. 이 소설이 잘 풀리지 않았더라면 그 유명한 , , 처럼 괜찮은 작품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다. 한 박자 늦게 접하게 되었을 수도 있을 테고 다른 방향의 스타일을 만날 수도 있었겠다. 처음이 중요한 것 같다. 데뷔 작품 가 1985년 *에도가와 란포 상을 받으면서 인정을 받고 전업 작가 길을 택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경우이다. *에도가와 란포(1894. 10. 21~1965. 7. 28) 본명은 히라이 다로. 근대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린다. 에도가와 란포를 필명으로 사용했는데 이는 추리소설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에.. 2021. 6. 24.
'그래도 오케이!' 게리 D. 슈미트 그래도 오케이! (Okay For Now) 너목들도 종영하고 읽던 책도 끝내고 아쉬움이 두배로 쌓이는 밤이다. 애지중지 키우던 새 두 마리를 날려 보내는 느낌. 자극적이지도 않고 판타지도 아닌 이야기라서 좋다. 주인공인 십대소년의 성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읽는 내내 흐뭇했다. 작가의 을 읽었을 땐 셰익스피어를 읽고 싶게 만들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그림을 그려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대단하지 않은가! 마흔살 아줌마도 성장소설 읽고 하고 싶은 일이 꿈결처럼 생기다니. 어른도 몸만 컷을 뿐 마음은 계속 성장해야 한다. ''나는 네가 어디든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모든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인 동시에 그렇게 살길 희망하지 않을까. 2021.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