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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22

나는 언제나 옳다 나는 언제나 옳다(The grown-up) 길리언 플린,김희숙 옮김,푸른숲,2015 '섹시한 스릴러 너는 옳다' 두 번 읽었지만 여전히 흡입력이 엄청나다. 단편이기에 대단한 작품이지 장편이었으면 평범했을 것 같다.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빅토리아 시대 고택 묘사는 아주 짧은 부분이지만 소설 전반의 흐름을 단박에 바꿔버린다. 열린 결말이지만 엄마가 아니라 의붓아들이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한다. 더 설득력이 있고 성인 악역보다는 십 대 악역이 더 매력적이니깐.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주인공을 이용하는 것이다. 언젠가 자신의 이용가치가 사라질 때 그녀는 옳다고 믿은 자신을 탓할 것인가. 나는 언제나 옳다는 애써 옳다고 믿고 싶을 때, 확신이 들지 않을 때 강한 긍정으로 위안 삼는 표현이 아닐까. 주인공이 마일즈에.. 2021. 7. 24.
한순간만이라도 반짝일 수만 있다면, 공중그네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作 이영미 옮김 은행나무, 2015년 벽 하나를 다시 뛰어넘은 기분이 들었다. 자유라는 건 분명히 자기 손으로 붙잡는 것이다. 사라진 대도 상관없다. 바람에 날려가도 괜찮다. 그때그때 한순간만이라도 반짝일 수만 있다면. - 공중그네 中 현대인의 강박에 관한 정신과 상담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쓴 유쾌한 소설. 읽는 내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웃다가도 때론 시큰해지는 이야기였다. 소설 속 정신과 의사 '이라부'에게 주사 한 방 맞고 내 고민도 한 방에 해결되면 좋겠다. 2021. 7. 20.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를 잊은 나에게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시보다는 산문을, 산문 중에는 에세이보다 소설을 좋아한다. 곰곰 생각해보니 개인의 고유한 감정보다는 현실이 아닌 가공된 세계의 가공된 이야기를 즐겨 읽어왔다. 그것은 곧 내 속내를 들키기 싫고 동시에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제3의 인물에 감정이입 함으로써 도의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쉽게 말해서 현실도피쯤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시 해설집인 를 읽으면서 학창 시절 연습장에 정성껏 베껴 적었던 시들이 반가웠다. 이제는 겉멋이 아닌 행간의 의미도 가늠해 보는 나이가 된 것 같아 세월의 흐름을 느낀 시간이었다. 시를 좋아하고 한 때 시를 쓰던 회원들도 있었다. 그들의 가슴에 시다시 시를 불러온 귀한 시간이었고 시가 어렵게만 느껴지던 내겐 조금은 편안해진 .. 2021. 7. 17.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진실과 거짓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추운 계절이라 노골적으로 따뜻한 책으로 골랐었다. 감동! 감동! 감동!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덮는 순간에도 인디언 혼혈 소년 '작은 나무'는 살아있는 듯했다. 하지만... 작가 포리스트 카터(본명 아사 카터)의 진실이 폭로되는 순간 충격 멘붕 이건 뭐임 어이상실 얼얼한 뒤통수 사기 등등 책모임 회원들은 몇 초-체감시간은 꽤 오래-간 말이 없었다. 체로키 인디언 혈통이면서 구구절절 비주류를 감싸안는 따뜻한 감성의 작가가 사실 KKK단이었다는 사실에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나이 들어 속죄의 뜻으로 쓴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도 잠시 거짓투성이인 작가는 이미 아웃! 그는 인디언 혈통도 아니었다! 회원들이 책을 읽는 내내 가졌을 좋은 느낌들이 순식간에 더럽혀진 참 더러운 경험.. 2021. 7. 15.